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여행에서 가장 좋은 점은 고민의 수준이 형이하학적으로 떨어진다는 것이다.
이것저것 끝도 없이 신경써야 하는 일상 생활에서 벗어나 당장 오늘은 어디에서 자고,무엇을 먹을지,
또 내일은 어디로 가야 할지 대한 정도로 고민의 수준은 낮아진다.
초콜릿을 살까 말까 놓고 고민하는 것은 여행중이나 일상이나 별반 다를 바 없지만,
결정적인 차이는 그 고민이 내가 지금가진 모든 고민 중 몇 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느냐이다.
아니, 그 정도의 갈등을 고민이라 부를 수 있느냐 없느냐 차이일지도 모르겠다.
비행기에서 기내식을 실은 카트가 점점 가까이 다가오고 승무원이 뒷사람에게 말해주는 메뉴에
귀 기울기이면서부터 시작되는 고민 'beef or chickken'의 갈등은 지금 나에게 너무도 진지하다.
밑줄긋기 -지구 반대편을 여행하는 법 中
정준수 지음.
기내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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